[검은집]
검은집 -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마라
제목 : 검은집
감독 : 신태라
출연 : 황정민, 유선, 강신일, 김서형
어린 시절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전준오는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 아버지가 남겨놓은 보험금으로 생활하며 보험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이란 환상을 가지게 된다.오늘도 사람을 살리기 위해 보험설계사 생활을 하는 전준오에게 어느 날 전 보험설계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다른 사람을 보내달라며 전준오를 지목한 고객의 상담방문 요청을 받게 된 전준오는 박충배의 집에 찾아갔다가 그의 양아들이 자살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전준오는 박충배의 양아들이 자살이 아닌 박충배의 살인에 의해 죽게 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과연 박충배가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한 것일까?
한국에서 유영철 사건을 통해 알려지게 된 사이코패스의 담론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듯 보이는 [검은집]은 여러 이미지가 중첩된 이미지 과잉의 산물이다.
작품의 초반 선천적으로 감정이 없으며 그렇기에 죄의식을 갖지 못하고 목적을 위해서 자해와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머리 좋은 괴물이 과연 누구일까? 를 중심으로 수수께끼를 풀어가듯 진행되는 듯 하지만 곧 범인이 누구인가 밝혀지면서 하드보일드한 고어물로 형태를 탈바꿈한다.
계속된 방해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독기에 가득 차 “남의 일에 상관하지 말란 말이야!”를 외쳐대는 괴물과 어린 시절의 죄의식으로 가득차 남을 돕고 싶어 안달이 난 동정심 만땅의 초극소심 주인공의 한판승은 어디선 많이 본 듯한 이미지를 계속하여 양산한다.
특히 병원에서의 범인과의 격투씬은 [쓰르라미 울적에]의 ‘메아카시편’을 특히나 떠올리게 만들었다.
[극락도 살인 사건]을 비롯해서 최근에 본 한국의 공포물들은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퍼즐맞추기 보다는 ‘범인’을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모랄’([극락도 살인사건]) 혹은 고어한 이미지([검은집]) 등 감독의 취향에 맞게 각색되어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검은집]도 [극락도 살인 사건]처럼 범인이 누구인가 혹은 ‘사이코 패스’가 무엇인가를 집중 분석하고 밝히는데 힘을 쏟기 보다는 감정없는 괴물인 ‘사이코 패스’와 죄의식에 가득한 소심한 샐러리맨의 한판승에 더욱 힘을 쏟는다.
이러한 방식은 초반 박충배의 무표정한 집요함이 주는 소름끼침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던 것이 점차 고어한 취향의 찢겨진 살덩어리들과 그 살덩어리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져대는 무감정의 사이코패스의 모습이 등장하면서 다소 힘을 잃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도 뻔한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차라리 고어적 이미지의 과잉보다 초반에 보여주었던 ‘사이코 패스’라는 생소한 존재에 대한 분석과 무게감을 지속했다면 오히려 극은 더욱 재미를 주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더군다나 극중 무표정이 지나쳐 마치 넋이 나간 듯한 범인의 모습은 자칫 ‘사이코 패스’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직 한국에서의 말 그대로 피한방울 없이도 ‘소름’ 끼치는 영화는 아직 무리인가 하는 아쉬움도 함께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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